간새다리의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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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재학중 3급 자격증 시험 응시에 대해

간새다리 2021. 12. 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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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3년 6월 25일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종종 질문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질문을 받아 답변을 한 적이 잠깐 있는데 그때 글입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석사1학기를 하고 있는 30대, 주부입니다.
여전히 집안이 좋거나 남편을 잘 만나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없지 않은 상황이고,
학부에서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기본 이상으로 하는 외국어 하나도 없으면서
덜컥 입학을 했습니다.
오래할 수 있는 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게 한국어선생님이라고 생각해서요.

너무나 다행인 건, 공부하는 것이 재밌고 즐겁다는 것이구요, 참 큰일인 건, 몰라도 너무 몰라서 상태가 학부 1학년생 같다는 것입니다.ㅠ 실은 나이도 적잖은 큰 일 중에 하나였는데
그 부분은 선생님의 게시글에서 스스로 해결하였습니다.^^

저 역시, 다른 많은 분들처럼 상담을 받고 싶은 부분이 있어 도움을 요청해 봅니다.
물론 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하지만 우선 순위가 다소 어렵네요.

제가 있는 지역은 한국어 교사 자리가 몇 군데로 정해져 있습니다.
학부나 대학원이 있는 학교와 양성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학교는 더 많습니다.
그 외 다문화센터와 사설 학원도 있으나 여기는 시급 1만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원봉사(이주민센터나 YMCA, 여성의 전화 같은)자리도 쉽지가 않습니다. 기본 3급 자격증+경력 1년이상입니다.
그래서 제가 고민하는 것이 이번 여름 방학 때(7/29~8/26) 양성과정을 들어서 3급 자격증을 딸까 합니다. 물론 붙어야 하는거지만요.ㅠ
그러면 내년 1년은 유급이든 무급이든 이력서는 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렇지 않으면 석사 마쳐서 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시점(최소 1년반 이상)까지 경력 쌓기가 힘들 것 같거든요. 그러면 석사 학위가 있어도 경력이 없으니 그만큼 또 시간을 보내야하는 상황이 생길 거고..
그렇게라도 시간을 벌어볼까 하는데
박사하는 선생님들은 양성과정은 시험 위주이기때문에 차라리 필요한 부분 스스로 공부하는 게 낫다고 하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만 스스로 공부가 낫다라는 게 마치 가진자의 여유같아 보여서요.ㅋㅋ
그런데 워낙 어렵다고도 하니 해서 떨어지는 것 보다ㅋ 그냥 말까 하는 맘도 있고..
수료하면 곧장 시험이라 시간이 임박한 것도 있으니까요..ㅜ 에궁..ㅠ

더불어 멀리 생각해서,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외국어 실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토익준비로 되는 것인지요?
(후략)

 

<답변>

  안녕하세요, 일단 첫 번째 질문을 정리하자면, 석사 졸업과 함께 취업을 하기 위해 석사 중 한국어교원자격 3급을 따고 경험을 쌓는 것이 나을지 그냥 석사를 마치는 것이 나을지가 고민이신 거죠?
  솔직히 말씀 드리면, 많은 분들이 어떤 결정의 상황에서 저에게 질문을 하시면 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물론, 저의 대답 대로만 결정하시지는 않을 것도 알고 있고 얼마나 답답할지도 짐작되지만 참 조심스러워서요....
  그러니까 제 대답은 그냥, 선배의 가벼운 조언쯤으로만 여기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작성하신 내용 중에 궁금한 게 있어요. 석사 졸업 후 2급 자격증이 발급되기까지 최소 1년 반이라는 것은, 졸업 후 발급까지 그만큼 걸린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알기로는 2급 신청이 대부분 대학원 졸업 시기와 맞물려 있어서 졸업하면 바로 신청이 가능할 텐데요... 심사 기간도 그다지 길지 않고요.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경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3급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졸업하면 2급이 나오는데 굳이 3급을 따셔야 하나... 싶네요. 사실 저는 양성과정을 벌써 10년 전에 수료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양성과정은 시험 중심이 아니라 양성과정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지만 현재 상황이야 그 박사 선배들이 더 아실 테니 그분들 말씀대로라면 실용적이지도 이론적인 깊이가 있지도 않을 것 같은데 양성과정 수강에 시험 준비까지 하시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물론, 교원자격증 검정 시험의 과목들은 한국어 강사가 될 사람으로서 필요한 부분이니까 헛수고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 석사를 제때에 마치지 못하신다면 대기 상태가 길어지니까 3급 자격증 소지가 힘이 될 수도 있고요.

  또 하나의 변수는 과연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쉬우실지입니다. 현재 주부라고 하셨는데 혹시 아이까지 있으시다면 대한민국의 남녀 성역할 상황에서는 공부와 집안일을 병행하실 텐데 여기에 일까지 하셔야 하잖아요. 주객이 전도된다고 그러다가 졸업이 늦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사실은 제가 석사 1학기 마치고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1년 휴학을 했거든요....)
 저는 일단 3급 자격증을 준비하시는데 살짝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고민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를 하기에 선뜻 무 자르듯이 대답은 못하겠습니다. 3급 자격증이 기회비용을 생각했을 때 기대하시는 것만큼 효율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대한민국 사회의 특성 상, 인맥을 활용하면 대학원 재학 중에 뭐든 경험을 쌓을 만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동시에 요즘에는 2급 소지자도 넘쳐 난다는 것. 이 세 가지를 잘 저울질하셔서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라면 기출 문제를 한번 풀어 볼 것 같아요. 시험 과목의 내용이 공부해 둘 만한 것인지, 공부를 하면 한번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을지 등등을 판단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교수님을 찾아가서 허심탄회하게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는데 방법을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물어보세요.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나중에 자원봉사나 개인 수업 자리라도 하나 나면 와서 그렇게라도 물어보는 학생이 먼저 생각나지 않겠어요?
 
  두 번째 질문은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나가고 싶은데 영어는 토익으로 되냐는 질문이었죠? 이 부분은 제가 과감히, 냉정하게 말씀 드릴게요.
  일단, 외국어 잘하셔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로 가길 원하시냐는 거죠. 일본은 일본어, 중화권은 중국어, 스페인 문화권은 스페인어입니다. 물론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과 몇몇 유럽 국가는 영어로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한국에 영어 잘하는 사람 많습니다. 토익 고득점자는 더 많습니다. 토익 점수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겠지만 현지에서 원하는 것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영어 능통자입니다. (다른 외국어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비영어권 국가에 와 있고 제가 biligual이라고 할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아서 저와 학생 모두에게 제1언어가 아닌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각주:1]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저를 채용한 담당자 분이 저에게 원한 것 역시 한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파견 시에도, 현재 수업을 하는 중에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진행된 세종학당 해외 파견 강사 모집에서도 외국어 실력을 중요시 한다는 얘기를 지원한 지인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화상으로라도 영어 인터뷰를 하고요.[각주:2]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목표 국가가 있으시면 그 언어를 공략하시고 어느 나라든지 좋다고 생각하시면 영어를 매우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중국어를 못하고, 일본어를 못하면서 영어만 잘하는 경우 중국이나 일본에는 못 간다고 봐야 합니다.) 아니면 한국어로만 수업해 달라고 하는 기관을 찾아 보셔야 하고요. 외국 진출은 어차피 석사도 마치시고 경력도 2-3년은 되셔야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니까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그럼, 더 고민해 보시고 또 필요한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찾아와서 질문해 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글을 다른 분들에게 알리고 싶다면 간단한 내용과 함께 블로그 링크를 걸어 주세요.
간혹 제 글 전문을 복사해 옮기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이 미진하다면 부연 설명 혹은 반대 의견을 댓글로 달아 주시면 질문하신 동료/후배 강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제한된 경험만으로는 너무 부족해서요.^^


 

 

 

 

 

 

 

  1. 일본어 강사가 한국인 학습자를 가르치면서 영어로 수업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일본어로 수업을 하는 것보다도 의사소통이 두 배로 힘들지 않을까요? 실제로 어눌한 영어로 수업을 하면 영어권 학습자든 비영어권 학습자든 제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한국어로 수업할 때만 못하더라고요. [본문으로]
  2. 조건이 좋은 해외 일자리는 대학 강사 자리가 대부분인데요, 현지 교직원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행정 업무도 하기를 원합니다. 학생 상담을 원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현지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겠죠. 하다 못해 현지 학교와 나와의 근로 계약서, 현지 거주 문제, 세금을 비롯한 생활 문제 등등 현지어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곳의 행정 직원이 나와 잘 통하는 언어가 있는 게 아니라면 쉽지 않은 일이고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과연 학교 밖에서의 생활 행정 부분도 그 직원에게 기댈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어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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