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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새다리의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도 눌러 주시고 구독도 부탁 드립니다. ** SNS와 개인 미디어 등을 보다 보면 단어나 문법을 잘못 사용하거나 문장의 호응이 맞지 않는 경우를 종종 발견합니다. 저도 어법에 완벽하게 맞는 언어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 조금 조심스럽지만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 문장들이 계속 노출되고 재생산되는 게 안타까워 시작해 봅니다. '-구나'는 사용 빈도가 높은 표현이다. 대화 중 상대방의 말에 반응할 때도 SNS 게시물에 댓글을 남길 때도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읽다 보면 굉장히 낯선 문장을 발견하게 된다. '이걸 ..
**제목은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조의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고 있는 해시태그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나는 말하자면 키보드 워리어다. 이름도 얼굴도 어느 기관에서 일하는지도 심지어 양성과정이든 출신 학교든 어떤 것도 밝히지 않고, 나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며 블로그를 쓰고 있는 겁이 많은 키보드 워리어. 근무 기관 내에서 문제 제기를 많이 하는 편에 속하지만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눈치 봐 가며 하는 적당히 타협하는 비겁한 존재이다. 그래서 지금, 자신이 수업을 하는 그곳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나의 상사 격인 누군가가 연대 한국어 강사들의 쟁의에 대해 말한다. 말투에서 묻어난다. 우리 기관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는 것이. 누군가는, 숙제 검사와..

**각주와 그림이 많습니다. 한류가 성장하고 한류의 경제적 가치가 급등한 지난 10여년 간 미디어에서는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또는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했다는 이야기를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꺼냈다. 그리고 그 말은 거짓은 아니다. 한국어 학습자는 확실히 증가했고 외국어 학습의 세계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해가 다르게 달라진다는 것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자들이라면 실감하고 있을 거다. 종종 이 블로그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질문해 오는 경우에, '그래도, 학생 수가 늘고 있으니 일자리도 많아지고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지면 강사 처우도 좋아지겠죠?'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요 공급의 원리로 보면,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어야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읽어 주세요!! - 부탁의 말씀(각각의 글을 읽기에 앞서 ) * 긴 글 주의! 스크롤 압박 주의. (짧게 쓰고 싶은데 매번 실패하네요) 초급 학생들에게 첫 어미인 해요체를 가르칠 때부터 초보 강사들을 당황하게 하는 벽이 있다. 바로 불규칙 활용이다. 어떤 언어에 불규칙이 있다는 것은 별로 새삼스러운 일도, 특별한 일도 아니다. 다만, 한국어는 첫째, 초급 수업을 시작하자 마자 어미 활용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 둘째, 그 어미 활용의 형태 수업이 '규칙'만 설명하기도 만만한 게 아니라는 점, 셋째, 초급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할 기본 용언 중에 불규칙 활용을 하는 용언을 도저히 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이 벽이 더 커 보인다.(여기에 불규칙 용언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규칙 활용을 하는 예외적인..
교실 안에서 학생들은 많은 질문을 한다. '주어요', '보아요'는 축약이 되는데 '쉬어요'는 왜 축약이 안 돼요? '듣다'는 '들어요'인데 '받다'는 왜 '받아요'예요? '-에도'는 되는데 왜 '-은/는도'는 안 돼요? Canada는 캐나다인데 왜 Australia는 호주예요? 한국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왜 꼭 밥을 볶아 먹어요? 전통이에요? 한국의 띠의 동물은 언제, 어떻게 정해졌어요? 몇 년도가 무슨 띠인지 누가 정해요? 수업 내용과 관계 있는 질문도 있고 관계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수준에 설명이 가능한가 내지는 학문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 싶은 것도 있고 한국에 대한 것이지만 한국어에 대한 질문이 아닌 것도 있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에 모두 대답해 주려고 노력하는 강사들이 ..

읽어 주세요!! - 부탁의 말씀(각각의 글을 읽기에 앞서 ) 처음 한국어 수업을 시작했을 때 부딪친 첫 번째 난관은 해요체 종결어미인 '-아요/어요/여요'였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초급 학생에게 가르칠 첫 번째 종결 어미) 썼듯이 '-아요/어요/여요'는 한국어 학습자가 접하는 첫 종결어미이자 활용형이다. 의미와 기능의 측면에서도 왜 '빵을 먹다'가 아니라 '빵을 먹어요'라고 말해야 하는지를 어떻게 이해 시켜야 하는지 고민이지만 형태 학습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요/어요/여요'의 의미 설명보다는 형태 수업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학습자의 제한적인 한국어 범위 안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하는지를 얘기하고 특히 초급 수업에서 학습 내용을 도식화(시각..
* 2009년 12월 19일에 썼던 글입니다. 비공개했다가 다시 공개합니다. 10년이 훨씬 넘은 내용이니 감안하고 읽어 주세요. 노파심에 의한 사족 : 누누이 강조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다른 직업과 비교해서 '매우 힘들다'거나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열악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 중 한 가지는 '허상 깨기'입니다. 사람들이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에 대해 떠올리는 모습 중 과대 포장된 부분을 실제 경험을 통해 벗겨내고 싶은 것이죠.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간혹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을 수 있다. 그런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소개하는 이 직업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저... 갑자기 평소보다 방문자가 많아져서... 무슨 일일까요? 방문자 수만큼이나 공감(좋아요), 구독, 댓글도 많이 남겨 주시면 정말 감사 드리겠습니다!!
읽어 주세요!! - 부탁의 말씀(각각의 글을 읽기에 앞서 ) 사실, 이 주제는 현시점에서는 굳이 논의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출간된 한국어 초급 교재의 많은 수가 격식체 종결 어미인 '합쇼체'보다는 비격식체 종결 어미인 '해요체'를 먼저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나온 교재뿐만 아니라 기존 교재를 리뉴얼 하여 출간하는 경우에도 합쇼체를 먼저 가르치던 기존의 순서를 해요체 우선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주제를 꺼내는 이유는 학습 순서를 결정할 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볼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한국어의 종결 어미를 학습한다는 말은, 동사, 형용사의 기본형이 다양한 어미와 결합할 때의 활용형을 처음 배운다는 의미다. 동사와 형용사 단어의 기본..
읽어 주세요!! - 부탁의 말씀(각각의 글을 읽기에 앞서 ) 한국어 수업의 첫 관문, 자모! 자모 수업은 한국어 강사나 한국어 수업에 관심있어 하거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해하고 궁금해하는 수업 중 하나다. 짐작하는 것처럼, 한국어는 인사 정도만 입말로 익혔거나 전혀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학생들에게 한글을 읽고 발음하는 것을 가르치는 수업이 바로 자모 수업이다. 수업을 하기에 앞서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자. 1. 한국어 학습자에게 자모의(자음) 이름(명칭)을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가? 2. 자모의 순서를 또는 순서대로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가?(사전 순서) 3. 자모의 음가를 익히는 것 외에, 학생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앞의 두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모두 '아니다'이다. 첫 번째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