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새다리의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수업 일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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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부분 과정의 실습 과목에서는 목표 언어 즉, 한국어로 수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이유', '양보' 등 직설적인 언어로 의미를 설명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아마 '아니,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가르치라는 거지?'라며 답답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거다.
사실, 본인의 외국어 학습 경험을 떠올려 보면 '이유'라든지 '양보'라는 단편적인 설명이 1차원적인 이해는 돕지만 더욱 섬세한 이해를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이유'로 묶일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쓰임을 갖고 있는 표현들이 있고 그걸 모두 '이유'로만 이해하는 건 1차원적이다. 따라서 그 표현들을 구분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 어떤 문법 용어들은 한국인 화자가 아니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조사'의 경우에도 영어로 지칭하는 말이 있지만 그 단어를 듣고 바로 조사의 역할을 떠올리고 이해할 수 있는 영어권 화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뭐, 이런 말들은 이미 많이 들었거나 알고 있는 얘기일 테고.. 그래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냐고?
그걸 이제부터 이 블로그에서 말해 볼까 한다. 특정 표현(문법)을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면죄부을 얻기 위해 미리 말하자면 나는 한국어 문법론이나 언어학 이론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훌륭한 분들이 출판한 많은 저서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의 노하우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한국어 수업 일지'
사실 이런 테마로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해 왔는데 용기가 없어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 내가 수업을 준비하고 실제로 가르치면서 터득한 것을 바탕으로 쓰다 보면 국어학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또 굳이 국어학을 들먹이지 않고도 실제로 내가 틀렸을 수도 있고. 그래서 그런 내용을 포스팅할 용기가 없었다. 지금도 사실 겁이 안 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동안 내 수업이 엉망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아주 틀린 건 아닐 거라는 작은 자신감으로 시작해 본다.
실행을 막은 또 다른 이유는 어찌 보면 용기 부족의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내가 어떻게 얻은 노하우인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여러 커뮤니티의 게시글이나 양성 과정 등의 실습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동료 강사들의 경험담을 통해 자신이 직접 연구하지 않고 해답을 요구하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일터에서 만나는 신입 선생님들 중에도 교안이나 회의 중에 나온 예문만 그대로 이용하거나 선배 강사들이 자신에게 마치 수업용 각본이라도 주길 바라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망설이기도 했으나 좋은 소스가 있어도 직접 연구하지 않으면 그 소스를 잘 이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내 방식이 유일하게 나만 알고 있는 비기(祕技)도 아니고. 다만 바라는 것은, 내가 풀어 놓는 노하우에는 맥락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참고하는 것이다. 내가 쓴 글의 일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통해서 이해해야 적절한 응용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미리 말하자면, 특정 문법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을 생각이다. 우연히 내 계획과 누군가의 요구가 일치할 수는 있지만 요청을 받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댓글로 궁금한 문법들을 남겨 주면 참고는 하겠다. 내가 남들과 나눌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서 쓸 예정이기도 하고, 과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깨비방망이 찾듯이 찾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과제에 그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쓰는 방법을 찾아 볼 거고, 내가 풀어 놓을 노하우가 교수들이 선호할 정론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과제에 도움도 안 될 것이다.
그럼, 예고편은 여기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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