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새다리의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요-② 본문

나는 한국어 강사다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요-②

간새다리 2010. 3. 3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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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새다리라는 필명에 걸맞게 게으른 성격 덕에 포스팅 하는 속도가 자꾸 늦어져서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요-①>을 쓴 지 한 달도 더 지나서야 2탄을 게시하게 되었다. 1탄에서 외국에서 한국어 강사가 될 기회를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역설했다면 2탄은 오지랖 넓은 선배가 후배 강사님들과 후배 지망생들에게-이 블로그를 찾는 분들 중에는 현직 강사보다는 지망생이 많은 것 같아서- 전하는 노파심 섞인 메시지가 될 것이다.

  가진 자-여기에서 가진 자란, 경력을 가진 자-의 오만이고 텃새 같지만 현직 강사로서 나는, 강의 경험이 없거나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이 해외에서 한국어 강사가 되려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물론, 경험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지원자에 비해서 선발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혹시 당신이 박사 학위자라서, 현지 언어 능통자라서 또는 정말 천재일우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무경험자나 신입 강사가 해외에서 강사가 되는 것은 본인한테도 그곳에서 그 강사에게 배울 학생들에게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 초보 강사는 일단, 배우는 사람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운 좋게도 대학원에 입학한 지 3개월만에 신생 어학원에 개설되는 한국어 파트에 강사로 취업이 되었다. 그곳에는 연차가 꽤 되는 선임 강사가 한 분 더 있었고 그분은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초급부터 고급까지의 교과 과정 설계 등 코디네이터 업무도 하는 분이었다. 양성과정은 마쳤지만 실전 경험이라고는 몇 달간의 개인수업뿐이었던 나에게 그분은 멘토였다.

 교과 과정에 맞춰 준비해 둬야 하는 교안을 본인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도 일정 부분 작성하게 하고 꼼꼼히 손을 봐 줬고 초보 강사로서는 알 리가 없는, 외국어로서 한국어에 접근하는 법을 깨달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어 주었다. 또한 가능한 한국어로만 진행해야 하는 수업에서 소위 '교사말'이라는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게다가 여러 번의 시강을 통해 나를 말 그대로 훈련을 시켜 주었다. 나는 그곳에 있었던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돈을 받으면서 공부를 했다고 느낄 정도로 배운 것이 많았다. 덕분에 그분이 그만둔 후, 강사가 된 지 6개월밖에 안 된 초보인 내가 코디네이터 업무까지 해야 했을 때에도 덜 당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분에게서 배운 것으로 나의 배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분에게서 적어도 한국어 강사라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을 배웠다면 조금 더 크고 체계가 잡힌 대학의 어학 기관으로 옮긴 후에는 조금 더 큰 숲을 보는 관점과 학생 평가, 체계적인 기술별 수업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언어 강사로서 모어 화자인 강사 다수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혼자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조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누구나 '나는 한국어 모어 화자'라는 덫에 빠지기 쉽다.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잘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성별, 사회적 위치, 경험, 출신 지역 등에 따라서 다수의 일반과 다르게 사용하는 표현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즉, 나의 언어 습관이 모든 부분에서 대한민국 표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햇수로 8년이 된 지금도 학생들이 만든 문장이 왜 비문인지를 따지거나 아주 미묘한 차이를 지닌 문법이나 단어의 설명 방법을 고민할 때 동료들과 상의한다. 내 언어 습관 때문에 비문이 아닌데도 비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비문인데도 맞는 문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내가 찾아내지 못하는 화용적인 차이나 문법적인 규제를 동료들이 알기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다른 강사들을 보면서 고민할 거리를 얻게 된다. 사소하게는 강사로서의 옷차림부터, 평가 기준, 강사로서의 직업 철학 등 수많은 강사들은 나의 수많은 거울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언어 강사는 특히 초보 강사는 도움이 필요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국어 능력이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한국어를 외국어로서 접근하는 것과 그것을 외국인 학습자에게 전달하고 연습시키는 방법까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각주:1]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으로 유명한 대학에서 대학원을 훌륭한 성적으로 마친 초보 강사도 비전공자인 2-3년차 강사의 노하우는 따라 갈 수 없다.[각주:2]

  그렇지만 해외 대학에서, 학원에서 일하게 되면 그 직장 환경이 한국과 매우 다르다. 일단 웬만한 대학의 한국어 강사 숫자는 많아야 3-4명에 불과하고 그곳에서는 아마, 정해진 교과 과정이 있다고 해도 자기 수업은 자기 혼자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수업이라는 것이 전공 과정이든 교양 과정이든 대학교의 학부 수업인데 어떤 선임 교수가 후임 교수 또는 시간 강사를 시강을 통해 훈련 시켜 주고 교안 작성법을 봐 주고 매주 교안 회의를 통해 수업 내용과 문법 설명 방법을 상의하겠는가.


  당신의, 스스로에 대한 배움 의존도가 한국에서 일할 때보다 배는 높아질 것이다. 한국에서 동료 강사들과 회의를 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배우는 각 학습 요소에 대한 접근법이나 교수법보다 더 편협하고 한정된 결과를 갖게 될 확률이 높다. 
물론, 초보 강사의 열정과 헌신은 누구도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라서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고민하고 열성적으로 가르칠 테고 그만큼 발전도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것도 물론 많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그런 의욕과 열정은 개인차는 있지만 초보 강사라면 누구나 갖는 것이고 시행착오 또한 국내 기관에서 일하는 강사들도 똑같이 겪는 것이니 해외에서 수업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더 많이 배우는 것도 아니다.

 
또한 국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부의 교양 한국어 수업이라면 한 반의 수강생 숫자가 10여명에서 그치지는 않을 테고 한국어가 인기가 많은 국가에서는 40여명이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 상황에서 과연 당신이 원하는, 우리가 상상하는, 통합적인 어학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 수업 역시 현지 언어나 영어로 진행될 확률이 높으니 초급부터 한국어로만 수업할 경우에 대한 노하우 역시 쉽게 쌓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1년 후-보통 해외 취업 기간이 1년임-, 한국의 대학 한국어 기관에서 일한 사람과 당신 중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어학 강사로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한 사람은 누구일까? 대개의 경우 해외 취업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정말 초보 강사의 1년 동안의 해외 경력이 초보 강사의 1년의 국내 대학 기관 경력을 훨씬 앞설까?[각주:3]
 
  자, 지금까지는 당신을 위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같은 이야기를 반대편의 관점에서 조금 더 냉정하게 해 보자.


 ▷ '준비가 되어 있을까?' 자문해 봤는가? 

  해외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있는 당신은-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포함해서- 스스로 그 자리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나? 그럼 더 근본적인 질문인 '뭐가 그 자리를 위한 준비인가?'부터 해결해야 되는 것이 맞지만 이 부분은 각자에게 맞기고 일단 패스하고 대신 몇 가지 일화를 말하겠다.

  1.
  얼마 전에 시계 읽는 법을 가르칠 때의 이야기다. A 국가에서 온 영어권 학생이 '한 시'와 '한 시간'이 같지 않냐고 바꿔 써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안 된다고 했더니 자기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 선생님이 그렇다고 했는데 왜 안 되냐고 따졌다. 이런 경우에 상상할 수 있는 것은, <1. 한국어가 제1언어가 아닌 교포나 현지인이 가르쳤다. 2. 한국인이 영어로 가르쳤는데 영어가 서툴러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됐다. 3. 최악의 경우, 영어도 잘하는 한국 사람인데도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이 세 가지이다. 물론, 너무나 극단적인 경우라서 3번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고 이런 경우는 어쩌다 한번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3번인 경우도 많고 이런 극단적인 경우도 꽤 있다.
 
  물론 그 중에는 위의 경우처럼 극단적으로 틀린 것도 있지만 설명하기 애매한 차이를 지니거나 제약에 차이가 있는 두 표현을 그냥 같다고만 해 버려서 학생이 화석화된 오류를 고치지 못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국어학적으로 정확하게 가르치느라 그걸 소화할 수준이 안 되는 학생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고 최근에 또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변경된 어문 규정을 잘 몰라서 옛날 방식으로 가르치는 경우('아름다와요'처럼)도 있다.
 
더 웃긴 것은, 자국에서 학원이 아니라 대학에서 배운 학생의 경우, 나름대로 그 선생이 '대학 강사'거나 '교수님'이었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서 배운 것과 한국에 와서 배운 것이 다르면 어학당 강사를 무시하거나 불신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2.
  친한 강사 한 명이 1년쯤 휴직을 하고 어학 연수로 일본에 갔다가 도쿄의 어느 어학원 한국어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그 학원은 나름 도쿄에서 꽤 규모 있고 유명한 학원이어서 일말의 기대를 안고 수업을 들었다가 놀랍고 화가 났다고 한다. 말이 회화 수업이지 수업 방식은 중고등학교 영어 수업처럼 일방적이어서 따라 읽고, 다시 읽으면서 문장 단위로 해석해 주고 해석하면서 중요한 문법이나 단어 체크해 주고(밑줄 쫙~) 새로 문법을 배울 때도 그냥 대치되는 일본어로 의미나 알려 주고 연습이라고 해 봤자 책에 있는 대화문 좀 읽는 것으로 끝이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한국어 학원에 다니다가 어학 연수를 온 일본 학생들이 왜 그렇게 어학당의 수업 방식을 새로워하고 재미있어했는지 이해가 된다면서 동료들 중에는 일본어를 못해서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현지어를 잘하는 원어민이랍시고 그렇게 수업하는 게 못마땅했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이나 중국처럼 한국어가 붐인 곳에서도 초급을 끝낸 학생들이 더 이상 배우지 않는 이유 중에는 물론, 더 이상의 수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고급으로 이끌어 줄 강사가 부족한 이유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그곳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는 사람들이 자격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성급한 걸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없어도 현지 언어를 고급 수준으로 구사한다면 초급 수업은 언어 교환하듯이 어떻게 넘어 갈 수 있지만 더 많은 기능을 연습 시켜야 하고 현지 언어와 1:1로 대치하기 어렵고 교수 기술을 더 필요로 하는 중
·고급까지 가르치기는 역부족인 거다.[각주:4] 

 3.
  좀 빗나간 예지만....학원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는 영어 강사가 어느 날, 슈퍼마켓에 가서 몇 가지 물건을 사고 싶다고 그 품목들의 한국 단어를 옆자리에 있는 한국인 영어 강사에게 확인했다. '계란'의 발음을 잘 못하는 이 영어 강사에게 그 한국인 강사는 따라하라면서 계속 강조했다. '겨란'이라고....
  그 한국인 강사는 경기도 출신의 표준어 구사자였고 30대 초반의 젊은, 석사 학위까지 있는 '교양 있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원어민이기 때문에 자신의 발음이 맞다고 확신하면서 계속 그 영어 강사의 발음을 '겨란'이라고 교정해 줬다. 만일 그 영어 강사가 만날 수 있는 한국인이 오직 그 한국인 영어 강사뿐이었다면 그 영어 강사는 계란을 '겨란'이라고 외울 것이고 언젠가 '쓸 때는 '계란'인데 읽을 때는 왜 '겨란'일까' 고민하거나 'ㅖ'를 모두 'ㅕ'로 읽을지도 모른다.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거의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과 같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학이라면 동료는 많아야 3-4명일 것이고 학원이라고 해도 사정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학 수업이라면 한 학기의 커리큘럼은 본인이 직접 만들어야 하고 부교재, 교구 등도 마찬가지다. 학원 역시 원장이라든지 한국어 과정 담당자가 의욕적이거나 규모가 크고 체계적이어서 초급부터 고급까지 잘 연계된 교과 과정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장점은 간섭이 덜하다는 것이다. 급주임/급장/급 코디네이터의 이름을 가진 담당 강사나 전임 강사들의 간섭이 없이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가끔은 그들이 꽉 막혀서 틀을 못 벗어날 때도 있으니 좋지 않은가- 그러나 단점은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하다 보니 정말 '멋대로'가 되고 위의 일들이 남의 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확인해 주지 않고 아무도 피드백 하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알아서 해도 '잘' 가르치려면 당신이 꿈꾸는 '좋은' 강사가 되려면 어떻게,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겠는가.

  몇 번이고 말하지만, 우리가 모어 화자라는 것만으로 한국어를 올바르게 가르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세 번째 예의 한국인 영어 강사도 모어 화자 아닌가.


  또한 본인 수업의 한 학기 동안의 교과 과정을 설계하고 수업 계획을 세우려면 각각의 교수 요목을 잘 가르칠 수 있는 노하우뿐 아니라 어떤 급의 어떤 수업-대학 수업이라면 통합 수업보다는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 문법 등 기술별로 나뉘는 경우가 많으므로-을 맡아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정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설마...' 싶겠지만 내 말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해외 대학에서 강사를 뽑을 때는 보통 1년 최대 2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연장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보장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찾는 사람은 한국의 대학교 한국어 교육 기관에서 신입 강사를 찾을 때와 다르다. 그들은 '전문가'를 원하는 것이지 '가르쳐서 계속 써 먹을 신입'을 찾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도 어학 기관의 학생들과 기대치가 다를 것이다. 당신이 어학 연수 가서 듣는 수업의 강사에 대한 기대와 대학 학부 수업 강사에 대한 기대가 다르지 않은가.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소한 한 기관에서 초급부터 고급까지 모든 수업을 경험해 봐야 해외에서 강사로 활동하기에 (본인에게도, 학습자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한국어 전 과정이라는 숲을 볼 수 있으면서도 각각의 교수 요목에 대한 노하우를 어느 정도 갖춘 사람 말이다.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나에게 '그럼, 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서 자꾸 해외 취업에 관심을 갖는 거냐'고 묻는다면 나도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다. 나도 부족한 부분이 더 많고 나보다 더 자격이 있고 능력이 있는 강사들이-선후배를 막론하고- 더 많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글을 쓰는 마음의 바닥에는 나도 해외에 일자리 얻기가 힘든데 교수 경험도 없는 사람들까지 지원하려고 하는 것이 눈엣가시 같다는 생각이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냉정하고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도 별로 교수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해외에서 가르치는 것은 본인에게도, 학습자에게도, 한국어 교육계에도 도움이 별로 안 된다. 그러니까 당신이 이제 막, 교육 대학원을 마치고 또는 양성 과정을 마치고 해외 취업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아직 초보 강사라고 생각한다면, 그 전에 먼저 그에 걸맞는 강사가 될 수 있게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라는 거다. -준비가 안 된 당신이 나가서 잘못 가르친 학생을 내가 가르치면서 잘못 가르친 선생을 탓한다면 우리는 정말 악연 아니겠나.-

  그렇지만 혹시, 만에 하나, 기회가 당신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고
-교수님이 일자리를 제안한다든지, 일하는 기관에서 파견 제안을 한다든지 등- 당신도 가고 싶다면 그 때도 외면하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 그런 기회는 여간해서 찾아오지 않고, 놓치고 나면 분명히 3년 뒤에, 5년 뒤에 땅을 치면서 후회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대신, 그때는 그 기회에 감사해 하면서, 그 자리에 올 수 있는 자격이 충분히 있었으나, 때를 잘못 만나서, 교수님과 사이가 안 좋아서, 인맥을 잘못 타서 부름을 받지 못한 누군지 모를 선후배와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그 사람 만큼 잘 가르치도록, 좋은 강사가 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그러니,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우선 그들이 당신을 전문가로 여기도록 강사로서 자신을 연마해라.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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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와 이 곳을 들르시는 많은 동료 강사 여러분과 한국어 강사가 되길 바라는 많은 분들을 위해 여러분의 의견도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제한된 경험만으로는 너무 부족해서요.^^
  1. 수업 준비를 하다가 의문 사항이 생겨서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가나다' 게시판에 질문하면서 '외국인에게 가르칠 때 어떻게 설명하면 좋겠냐'고 물으면 국어 전문가들인 상담원들은 국어학적인 답변을 해 줄 뿐이다. 물론, 그들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본문으로]
  2. 그래서 회의 시간에 듣지 않고 교안을 제대로 읽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는 초보 강사는 학생들에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가 아니라 국어로서의 한국어 수어을 하고 있기도 하고 1급 수준에 맞춰진 교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해서 해당 문법의 고급 수준 의미까지 설명해 놓고 수습을 못하기도 하고 설명을 해 놓고 나면 학생들이 선행 학습한 다른 문법과 뭐가 다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3. 물론, 모든 부분에서 국내 취업 강사가 더 많이 성장했을 리는 없다. 해외에서 가르치고 온 사람은 적어도 그 국가 출신 학생들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잘 알 것이고 그곳이 대학이었든 학원이었든 국내에서는 배울 수 없는, 그곳에서만 배울 수 있는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학생을 '한국의 틀'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 크다면 현지에서는 한국어 수업을 현지의 틀에 맞추는 경우가 더 많을 테니 그런 것도 배움의 요소가 된다. [본문으로]
  4. 물론, 근무 조건이 안 좋기 때문에 전문 한국어 강사보다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교포라든지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생각하고 일하게 되는 면도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생각하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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