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는 한국어 강사다 (32)
간새다리의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제목은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조의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고 있는 해시태그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나는 말하자면 키보드 워리어다. 이름도 얼굴도 어느 기관에서 일하는지도 심지어 양성과정이든 출신 학교든 어떤 것도 밝히지 않고, 나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며 블로그를 쓰고 있는 겁이 많은 키보드 워리어. 근무 기관 내에서 문제 제기를 많이 하는 편에 속하지만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눈치 봐 가며 하는 적당히 타협하는 비겁한 존재이다. 그래서 지금, 자신이 수업을 하는 그곳에서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나의 상사 격인 누군가가 연대 한국어 강사들의 쟁의에 대해 말한다. 말투에서 묻어난다. 우리 기관에 어떤 영향이라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는 것이. 누군가는, 숙제 검사와..
**각주와 그림이 많습니다. 한류가 성장하고 한류의 경제적 가치가 급등한 지난 10여년 간 미디어에서는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또는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했다는 이야기를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꺼냈다. 그리고 그 말은 거짓은 아니다. 한국어 학습자는 확실히 증가했고 외국어 학습의 세계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해가 다르게 달라진다는 것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자들이라면 실감하고 있을 거다. 종종 이 블로그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질문해 오는 경우에, '그래도, 학생 수가 늘고 있으니 일자리도 많아지고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지면 강사 처우도 좋아지겠죠?'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요 공급의 원리로 보면,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어야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교실 안에서 학생들은 많은 질문을 한다. '주어요', '보아요'는 축약이 되는데 '쉬어요'는 왜 축약이 안 돼요? '듣다'는 '들어요'인데 '받다'는 왜 '받아요'예요? '-에도'는 되는데 왜 '-은/는도'는 안 돼요? Canada는 캐나다인데 왜 Australia는 호주예요? 한국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왜 꼭 밥을 볶아 먹어요? 전통이에요? 한국의 띠의 동물은 언제, 어떻게 정해졌어요? 몇 년도가 무슨 띠인지 누가 정해요? 수업 내용과 관계 있는 질문도 있고 관계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수준에 설명이 가능한가 내지는 학문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 싶은 것도 있고 한국에 대한 것이지만 한국어에 대한 질문이 아닌 것도 있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에 모두 대답해 주려고 노력하는 강사들이 ..
* 2009년 12월 19일에 썼던 글입니다. 비공개했다가 다시 공개합니다. 10년이 훨씬 넘은 내용이니 감안하고 읽어 주세요. 노파심에 의한 사족 : 누누이 강조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다른 직업과 비교해서 '매우 힘들다'거나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열악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 중 한 가지는 '허상 깨기'입니다. 사람들이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에 대해 떠올리는 모습 중 과대 포장된 부분을 실제 경험을 통해 벗겨내고 싶은 것이죠.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간혹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을 수 있다. 그런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소개하는 이 직업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을 자유롭게 쓸..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도 눌러 주시고 구독도 부탁 드립니다. 간간이 블로그를 닫을 생각으로 로그인을 했다가 방문자가 꾸준히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닫지 못하고 또 내버려 두길 여러번 반복했다. 이 블로그는 나에게 어릴 때 살던 오래된 고향집 같은 느낌이다. 생활 터전이 먼 도시라서 거주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가족들의 손때가 묻고 추억이 많이 담긴 곳을 팔지도 못하고 누군가에게 임대하자니 손 볼 곳이 너무 많은, 현실적인 가치는 그저그렇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고향집. 그래서 닫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관리하지도 못한 채 10여년째 열어 두고 있다. 왜 더 이상 쓰지 않냐는 질문에 쉽..
* 2013년 2월에 쓴 글을 비공개로 돌렸다가 다시 공개합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것도 많이 있으니 감안하고 봐 주세요. 제가 이전에 쓴 글들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당시 분위기와 상황 상, 한국인 또는 한국계가 아닌 한국어 강사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고 해외 기관들이 활성화 되는 초창기이다 보니 한국어 교육 기관이 지금보다 훨씬 더 국내 중심적이었기 때문에, 저도 제 글을 읽는 분들과 일반적인 한국어 강사를 '한국인'으로 상정해 글을 썼고 특히 이 글에서는 국내 기관들이 더 체계가 잡혀 있는 것을 전제로 했습니다. 지금도 한국어 교육계가 국내 중심적인 점이나 국내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경우가 많은 점은 비슷하지만 이 글 속의 시점보다 해외 기관이 훨씬 더 발전했고 인프라도 더 다양해..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도 눌러 주시고 구독도 부탁 드립니다. 방치해 뒀던 블로그를 좀 들여다 보고 있는 중이다. 비공개했던 글을 다시 공개로 돌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누군가가 남겨 준 댓글을 다시 읽어 보기도 하는데, 방명록 글 중에 한국어 강사의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이 눈에 띄었다. 사실 예전에도 이걸 주제로 쓴 적이 있다. 그때는 야심차게도 시리즈로 쓸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이어서 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욕심은 내지 않고 게시물 하나로 끝내려고 한다. 더보기 2009.11.29 - [나는 한국어 강사다] - 한국어 강사가 갖춰야 할 것들 2009.12.31 - ..
* 이 글은 2010년 10월에 포스팅 했다가 비공개로 변경해 놓았던 글입니다. 요즘 블로그를 다시 들여다 보면서 비공개로 돌렸던 글들을 다시 공개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글이라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것도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도 눌러 주시고 구독도 부탁 드립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기관은 정규 수업뿐 아니라 단기 프로그램이나 특별 프로그램도 꽤 많이 진행하는 편인데 그동안 나는 특별 프로그램이나 단기보다는 정규 수업을 많이 해 왔다. 그러다가 이번 여름에는 어찌하다 보니 정규 수업은 못하고 특별 프로그램만 네 개를 맡게 되어 지난 한 달 반..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도 눌러 주시고 구독도 부탁 드립니다. 간혹 한국어 커뮤니티의 한국어 강사 채용 공고나 내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다 보면 대학 기관의 한국어 강의 일자리에 대해 혼돈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학 기관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feat. 해외대학) 사실, 대학의 한국어 강사가 대학 부속(부설) 어학 기관에서 수업을 하는 강사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어 강사를 대학 학부 강사라고 오해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오히려, 모든 채용 공고를 어학 기관의 강의전담 강사 채용으로 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들이 있는 ..
*이 글은 2009년 10월 18일에 썼다가 나중에 비공개로 전환했던 글입니다. 갈수록 전형 방식도 더 까다로워져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지금은 저보다 뛰어난 노하우를 가진 분들도 많아 쑥스러워서 비공개로 전환했는데 다시 공개해 봅니다. 12년 전이라는 걸 감안하고 읽어 주세요. 공유는 링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 복사해 옮기시면 커뮤니티 운영진에게 삭제 요청하겠습니다. 글에 공감하신다면 아래 공감 버튼도 꾸~욱 눌러 주세요. 댓글은 가능하면 '공개'로! 사실, 이 블로그의 네 번째 글은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비정규직'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 게시물에서 시스템에 대한 불평을 늘어 놓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건 좀 자제를 하고 좀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이..